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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유럽] 경유하러 왔다가 두바이에 빠지다 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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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유럽] 경유하러 왔다가 두바이에 빠지다 2

오들 :) 2022. 11. 22. 02:38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지난번에 이어 두바이 몰 관련 정보와 두번째 경유하면서 들렀던 해변가를 소개해 드릴게요. 

 

 

두바이 몰과 연결된 수크 알 바하르라는 작은 전통느낌의 상가가 있는데요, 여기로 가는 연결 통로는 따로 없고 짧은 거리이지만 밖에서 조금 걸으셔야 합니다. 에어컨이 펑펑 나오는 실내와 달리 밖은 정말 말도 못하게 더워요. 우리나라처럼 습도가 있는 더위는 아니지만 40도 이상의 더위이고 햇볕이 눈을 찌르는 수준입니다. 선글라스가 있으시다면 꼭 꺼내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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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크 알 바하르는 말이 전통상점이지 긴 역사가 없는 현대의 건물입니다. 두바이 자체가 사실 그렇죠. 우리의 한옥을 신식 자재로 지어놓은 느낌이랄까요. 모양은 분명 전통적인데 지나치게 새 건물이라 도리어 조금 위화감이 드는 곳이긴 합니다만 어차피 두바이 몰에 오셨다면 잠깐 들러볼만 하실 거에요. 사진은 잘 나온답니다. 

 

두바이 몰 곳곳에서 다른 각도로 실컷 사진에 담으실 수 있어요.

 

두바이는 역사가 그리 오래된 도시가 아니래요. 경유를 결정하고 13시간 + 6시간 동안 어딜 가 볼까 열심히 검색도 해 봤는데요, 두바이 몰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지만 죄다 현대적인 시설이거나 전통적인 느낌이 나는 현대적인 시설이더라고요. 제가 가본 이슬람 문화권 나라가 몇 없어서 비교 대상이 터키 이스탄불 밖에 없습니다만 무지한 관광객의 눈으로 굳이 비교를 해보자면 이스탄불은 역사가 엄청 오래된 만큼 문화유적이 발이 채이고요, 두바이는 현대적인 건물이 어딜가나 널려 있습니다. 물론 관광을 하는 편의성은 시설이 깔끔한 두바이가 훨씬 좋죠. 하지만 유서깊은 건물맛집은 이스탄불입니다. 이스탄불은 사실 별 기대를 안하고 출장 때문에 가 봤는데요, 의외로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상당히 풍성했습니다. 이건 이스탄불 포스팅에서 자세히 소개해 드릴게요. 두바이는 속된 말로 이스탄불이 떼돈을 벌어 부자가 되었다면 이런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문화유적의 유무는 제외입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전혀 다른 나라와 도시를 괜히 비교해본 것 같기도 하네요.

 

 

두바이 몰은 시원하게 냉방이 되어 있어서 굳이 여름옷을 입으실 필요는 없으시지만 사진을 잘 찍으시려면 건물 밖으로 한두번은 나오시게 될 거에요. 그럴 경우를 대비해 옷은 가디건이라던가 스카프 등 쉽게 기온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입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처음 가보는 거라 도저히 상황이 가늠이 안되서요 얇은 옷을 몇장 겹쳐 입고 갔습니다. 실내에서는 조금 춥다고 느꼈고요, 바깥은 사막을 걸어다니는 것 마냥 덥습니다. 햇볕을 가려야 하니 얇은 스카프 필수고요, 잠깐 노출이라도 정말 역대급 햇볕이니 선크림도 꼼꼼히 바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퀘사디야처럼 생겼지만 저에게는 퀘사디야보다 더 맛있었습니다.

 

저희는 공항 가기 전 한번 더 중동 음식을 먹으러 몰 안의 식당으로 갔어요. 이번에 간 곳은 점심을 먹었던 곳 보다 조금 더 고급지고 전통스러운 분위기의 식당이었는데요, 여기도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식감은 굉장히 잘 만든 떡갈비이고 향만 살짝 중동의 향신료 느낌이 나요. 생각해보니 두바이 몰에서 먹은 음식은 관광객들을 배려해서 향신료의 강도를 조금 더 낮추어 줬을 수도 있겠네요. 가격은 1인당 15유로 정도 나왔던 것 같아요.

 

 

Al Hallab · The Dubai Mall - Second floor - Dubai - 아랍에미리트

★★★★☆ · 레바논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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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육즙 터지는 중동식 고기를 보니 다시 먹고 싶네요.

 

 

비행기마다 경유 시간이 다르실테니 간단히 시간분배 팁을 드리자면, 두바이 몰은 몰 자체가 워낙 커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걷다보면 두시간 정도는 쉽게 갑니다. 처음 했던 13시간 경유 중:

 

  • 1시간은 공항에서 나와 짐 맡기고 몰까지 오는 이동시간에 소비
  • 1시간 점심 식사
  • 2시간 구경 및 사진
  • 1시간 저녁 식사
  • 비행기 시간 2시간 전 공항으로 출발 예정

 

이렇게 넉넉하게 잡아도 무려 6시간이 남았어요. 부지런하신 분들은 몰 하나를 더 구경하시거나, 해변에 가시거나 하셔도 괜찮겠지만 저희는 피곤하기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경유를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았어요. 근처에 있는 버즈 칼리파에 가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니면 몰 안에 있는 수족관을 가실 수도 있어요. 역으로 말하면 경유가 6-7시간 정도 되는 노선이라면 두바이 몰을 충분히 즐기고 오실 수 있는 시간이에요. 그보다 짧은 경유시간은 조금 서둘러서 구경하셔야 할 것 같아요. 가장 가까운 전철역에서 두바이 몰까지만 2-30분이 걸립니다. 무빙워크로 이동을 하는데도 굉장히 오래 걸리죠. 면세점 쇼핑은 한국에서 하시는 게 낫겠지만 공항도 30분 내지 한시간 정도는 여유를 가지고 구경해 보실만 합니다.   

 

 

부르즈 할리파 · 1 Sheikh Mohammed bin Rashid Blvd - Downtown Dubai - Dubai - 아랍에미리트

★★★★★ ·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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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첫번째 경유를 마쳤고요, 유럽으로 돌아가는 길 한번 더 들렀습니다. 이번에는 6시간 밖에 안되는 짧은 경유라서 정말 간단하게 동선을 짰어요. 여기로 좌표찍고 가시면 되는데요, 두바이의 수많은 비치들 중 저희가 이 곳을 고른 이유는 1. 식사를 할 수 있는 상업시설이 가까이 있고 2. 비치 입장료가 없으며 (두바이의 비치는 입장료 받는 곳도 있습니다) 3. 공항 전철로 쉽게 접근이 가능해서 입니다. 사실 유명한 팜 주메이라에 가보고 싶었는데 교통이 좀 애매해서 서너시간 내에 공항으로 돌아가려면 너무 서둘러야 할 것 같아 아쉽지만 포기했어요.

 

 

더 비치 두바이 · Opposite JBR - Dubai - 아랍에미리트

★★★★★ ·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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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 주메이라 · The Palm Jumeirah - 두바이 - 아랍에미리트

★★★★★ ·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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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해변에 가자마자 점심을 먹으러 갔지요. 팔라펠 가게이지만 슈와마(Shawarma)도 평이 좋아서 가 봤어요. 매우 캐쥬얼한 분위기고요. 가격도 1인당 10유로도 안하는 착한 가게입니다. 저는 소고기 슈와마를, 남편은 치킨 슈와마를 먹었는데 둘 다 맛있게 잘 먹고 왔습니다. 이 곳 말고도 근처에 식당들이 다양하게 있으니 가게 되신다면 참고해 주세요. 이번 경유는 공항 왕복 및 수속 시간을 제외하면 세시간 남짓 밖에 여유가 없어서 식사도 한번밖에 못했네요. 

 

 

Operation Falafel · 2 The Walk - near Sofitel Hotel - Jumeirah Beach Residence - Dubai - 아랍에미리트

★★★★☆ · 팔라펠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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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쁜 해변이지만 미친듯이 덥습니다. 오랜 시간 나와 있기는 힘들어요. 저희는 한 삼십분 정도 사진만 열심히 찍고 바로 나왔어요. 여성분들은 옷 입으실 때 팔다리 다 가릴 수 있는 스카프를 챙기시는 것을 권해 드려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지역이라 엄청 심각하게 규제를 하진 않지만 한 나라의 분위기라는 것이 있잖아요. 기왕이면 가리고 다니는 게 저도 속이 편하더라고요. 물론 비치 내에서는 예외입니다만 두바이에서는 단정하게 입으시면 좋아요. 해변 자체의 분위기는 여느 해변과 별 다를 바 없습니다.

 

 

해변에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안 보내서 마리나 산책로를 따라 리츠칼튼 호텔까지 좀 걸었어요. 탁 트인 해변보다는 건물들이 어느정도 그늘을 내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걸을만 합니다. 산책로가 예뻐서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어요. 고급 두바이 저택(으로 보이는 특급호텔)들이 야자나무 숲에 둘러쌓여 있는 이국적인 풍경이 연출됩니다. 오히려 해변보다 더 두바이다운 사진은 여기서 찍은 것 같네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알차게 잘 보내고 왔어요.

 

 

Dubai Marina Walk · 34JQ+J8R - شارع الممشى - Jumeirah Beach Residence - Dubai - 아랍에미리트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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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츠-칼튼, 두바이 on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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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몰과 해변가 하나만 보고 이 도시와 나라에 대한 총평을 한다는 것이 좀 민망합니다만 짧게 소감만 공유 드릴게요.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관광하기에는 정말 편합니다. 어딜가나 안내판이든 식당메뉴든 영어로 다 번역이 되어 있고 직원들도 영어로 하는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두바이 몰도 고급스러운 휴게 시설이나 설치 미술 등 분위기가 웬만한 특급 호텔 수준(혹은 그 이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두바이에 다녀와서 여긴 왜 이렇게 잘해놨나, 궁금해질 정도로 말이죠. 찾아보니 의외로 두바이는 석유로 버는 돈보다 관광으로 버는 돈이 더 많다고 합니다. GDP에서 석유는 5%미만 밖에 안되고 관광이 무려 20%래요. 처음에는 석유로 돈을 벌다가 몇십년 전부터 계획적으로 수입구조를 다각화시켰다고 하네요. 똑똑합니다, 두바이. 열심히 노력한 금수저 느낌이군요. 깊은 역사를 지닌 문화유산은 없지만 미래지향적인 도시의 편리함과 웅장함을 기대하고 가신다면 충분히 만족하실 것 같아요.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의 도시이지만 외국인에게 개방적인 분위기도 큰 장점입니다. 일례로 이스탄불은 하루에 세번씩 기도 안내방송(?) 같은 소리가 엄청 큰 소리로 도시 어디서나 들리게끔 해놨거든요. 두바이는 그렇지 않더군요. 화려함만 놓고 보면 중동의 라스베가스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결과적으로 참 만족스러운 경유였어요. 유럽 여행 하실 때 경유의 장단점 생각해볼게요.

 

장점:

  • 추가 금액이나 호텔 숙박 없이 도시 하나를 더 여행하실 수 있어요.
  • 유럽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식문화를 경험하실 수 있고
  • 쇼핑하시기도 정말 좋습니다.
  • 비행기표도 조금 더 저렴해지지요.

단점:

  • 이게 좀 큽니다. 그러잖아도 시차적응의 부담이 있는 여행인데 경유까지 해서 체력을 소모하시면 유럽에 도착하자마자 일정을 소화하기에 무리가 가실 수 있어요. 비행기에서 잘 못 자시는 분들께는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 직장인 분들은 휴가를 하루이틀 더 쓰셔야 해요.

 

저희는 만족스럽게 다녀왔지만 상황에 따라 잘 고민해보시고 결정하시길 바래요. 젊고 체력에 자신있는 분들께는 당연히 경유를 추천드리고요, 어르신을 모시고 가신다거나 유럽을 더 집중적으로 보고 싶으시다면 직항으로 가시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시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