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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빙] 샌프란시스코 미슐랭 3 스타 퀸스 Quince - 2018. 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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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빙] 샌프란시스코 미슐랭 3 스타 퀸스 Quince - 2018. 6.

오들 :) 2025. 4. 30. 15:00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카이빙 느낌으로 옛날에 다녀온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퀸스 사진을 공유드릴게요. 워낙 다녀온지 오래되서 자세한 메뉴설명은 드리기 어렵지만 전체적은 느낌 및 인상 정도만 간단하게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Quince

주소: 470 Pacific Ave, San Francisco, CA 94133

퀸스는 2017년 처음 3 미슐랭 스타를 받은 이후로 2025년 지금까지 쭉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최근 미국 뉴스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사진이 돌면서 더더욱 유명해지고 있어요. 제가 갔을 때는 2018년 6월경으로 미슐랭 3스타를 받은지 얼마 안되어 우연히 좋은 기회에 예약이 가능했는데요, 요즘은 물론 예약이 어려운 상황이죠. 아마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방문으로 지금은 더더욱 예약이 어려워졌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체적으로 채소와 과일을 풍부하게 사용하고 색감의 대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코스였는데요, 최근 다녀오신 분들 리뷰를 보면 비슷한 느낌을 유지하면서 더 모던하게 변화를 준 것 같아요. 

샌프란시스코가 미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비건 및 채식주의 하시는 분들께 선택의 폭이 넓은 곳이라서 그 영향을 많이 받은 느낌도 들었어요. 채소와 과일이 부재료가 아닌, 그 자체로도 메인이 될 수 있는 메뉴 디자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례로 코스 1/3 정도 지나고 나서 갑자기 엄청 커다란 수조(?) 같은 카트가 등장해서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쥬스라고 따라주셨는데, 제가 다녀본 파인다이닝에서 이렇게 정성껏 아스파라거스를 조리해 주시는 건 처음이었어요. 맛은 솔직히 좀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채소 코스에 퍼포먼스가 강조된 것을 본 것만으로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답니다. 

코스 단계별로 양은 작지만 정말 많은 디쉬가 나와서 오히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건 메추리 (quail) 다리였어요. 

귀여운 토르텔리니가 일렬로 걸어가는 느낌을 주는 이 디쉬는 아마도 이탈리아의 마시모 (Massimo Bottura) 셰프님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 같은데요, 저도 마시모 셰프님 식당에 직접 가본건 아니고 넷플릭스로 다큐멘터리 보고 알았답니다. 

 

이건 양고기 메인디쉬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얼마전 냉장고를 부탁해2 를 보면서 손종원 셰프님 경력을 찾아보다 무려 2017년부터 퀸스에 계셨다는 정보를 보고 혹시 제가 방문했을 때와 겹쳤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짐작을 해 봤는데요, 음식의 만듦새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섬세함의 끝판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셰프님과 분위기는 잘 맞는 것 같아요. 한국에 가면 라망시크레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입가심용 소르베를 시작으로 디저트 코스입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가 정말 예뻤어요. 이렇게 풍성한 디저트 카트를 보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마저 들죠. 

쁘띠푸를 마음껏 골랐는데 사실 다 먹어보고 싶어도 배가 불러서 이 정도만 받았네요. 

갓구운 마들렌도 따로 챙겨주신답니다. 

진귀해보이는 딸기(하얀 산딸기로 추정)를 곁들인 밀푀유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정성이 담긴 코스였네요. 전체적으로 육류나 해산물보다는 야채와 과일, 섬세한 테크닉을 중심으로 짜여진 코스였고요, 제 입맛에는 살짝 느끼했던 인상을 받았습니다. 끝맛에 버터와 오일이 입안에서 맴도는 코스가 많았답니다. 아무래도 야채의 맛을 강조한 코스 구성이어서 풍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그러신 게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퀸스의 옛모습을 추억하는 포스팅이고요, 무려 7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 요리가 나오는지 궁금해집니다. 요즘은 금요일, 토요일에 4코스 런치메뉴도 운영한다고 한다고 하니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좋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