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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유럽] 빈미술사박물관 1 - 합스부르크 600년 특별전 예습하고 가세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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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유럽] 빈미술사박물관 1 - 합스부르크 600년 특별전 예습하고 가세요

오들 :) 2022. 11. 11. 00:26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합스부르크 600년을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저희가 비엔나에서 감동깊게 보고 온 박물관이 바로 빈미술사박물관이어서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전시 작품이 다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빈미술사박물관의 현지 분위기도 알려드리고 어느 작품이 왔는지 비교해 보시면서 관람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포스팅 준비해 봤습니다. 직접 가보시는 느낌이 나도록 사진을 엄청 많이 보여드릴게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분홍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그림이 너무 예뻐요.

 

비엔나에는 박물관이 정말 많더라고요. 다 가고 싶었지만 3박 4일의 짧은 일정 안에 어떻게 이 많은 박물관들을 다 보나, 싶어서 과감하게 한 곳만 고르자고 했어요. 알베르티나(Albertina) 미술관과 빈미술사박물관(Kunst Historisches Museum Wien, 지도) 중에서 고민하다가 벨라스케스의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그림을 보고 바로 빈미술사박물관 당첨! 어렸을 때 한국의 미술 교과서에서 벨라스케스의 그림을 처음 봤던 것 같아요. 그때는 이 그림이 어느 박물관 소장인지도 모르던 제가 비엔나에 와서 실물영접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웅장해지더군요.

 

입구 천장부터 감동이네요.

일정 중 비가 오는 날을 골라 빈미술사박물관으로 향했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최고지요. 정확하게 저희가 정원 입구에서 매표소로 걸어가는 순간부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대기줄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었죠. 매표소 직원 분이 저희가 신기하셨는지 어디서 왔냐고 물으시더라고요. 흔히 생각하시는 인종차별의 느낌이 아니라, 진심으로 저희에게 관심을 가지고 호의적으로 물어봐주셔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박물관에 들어갔지요.

 

입구부터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벽과 기둥은 대리석 천지, 천장은 정교한 조각 천지에요. 유럽에서 유명하다는 박물관들 꽤 많이 가봤다고 생각했는데 빈미술사박물관은 작품도 작품이지만 건물 자체가 정말 품위있는 느낌이었어요. 

 

공간 자체는 조금 어둡고요, 작품 하나하나에 전용 조명이 있습니다. 정말 작품에 조용히 집중할 수 있게 의도된 공간 같았어요. 작품 사진만 펑펑 찍어와서 포스팅을 하려니 정작 이름을 모르겠더라고요. 다행히 빈미술사박물관 홈페이지에 몇몇 작품의 정보가 나와 있으니 찾을 수 있는 것만이라도 적어 놓을께요. 

 

Small Private Altar with Christ and the Woman of Samaria, 1690/1500

예를 들면 이 작품은 여기서도 보실 수 있어요. 전체적으로 작품 데이터 베이스가 충실합니다.

 

 

Small Private Altar with Christ and the Woman of Samaria

ca. 1590/1600, Artist:Cristofano Gaffuri, (Mittelfeld),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Kunstkammer Wien

www.khm.at

빈미술사박물관의 주요 작품들을 온라인을 관람하실 수 있어요. 무슨 박물관 홍보대사가 된 기분입니다만 광고는 아닙니다. 사이트가 너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좋네요. 링크 누르시고 오른쪽 하단 버튼을 보시면 작품을 여러 각도로 볼 수 있는 기능도 있고, 스크롤다운 하시면 영어로 작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나와 있어요.

 

 

참고로 대표작만 보고 싶으시면 125주년 기념페이지도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Moments, Objects, Stories

Moments, Objects and Stories 125 Years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www.khm.at

 

Ornamental Ewer and Basin, so-called Trionfi-Set, 1601/02

이 럭셔리한 그릇은 무려 왕실의 세숫대야라는 것 같아요. 웬만해서는 박물관의 이런 공예품 부분은 대충 보고 지나가는 편이지만 빈미술사박물관의 작품들은 하나하나 정성껏 큐레이션 하신 티가 나더군요. 저는 미술을 잘 모르지만 조예가 깊은 분들은 더 많은 감동을 받으실 것 같아요. 

 

 

Ornamental Ewer and Basin, so-called Trionfi-Set

ca. 1601/02, Artist:Christoph Jamnitzer,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www.khm.at

 

Venus Urania or Allegory of Astronomy, 1575

이 비너스 상은 여기 링크로 더 자세히 보시면 됩니다. 온라인으로 이렇게 조회가 가능하다니 세상 참 좋아졌네요.

 

 

Allegorie der Astronomie

um 1585, Künstler/in:Giovanni Bologna, gen. Giambologna,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Kunstkammer Wien

www.khm.at

Emperor Leopold I as Victor over His Enemies, 1690/93

누군가를 정복하고 있는 레오폴드 1세의 모습이 조금 무섭긴 하네요. 신성로마제국을 다스리던 합스부르크 왕가 사상 두번째로 재임기간이 길던 왕이었대요. 

 

 

Kaiser Leopold I. als Sieger über seine Feinde

um 1690/1693, Künstler/in:Matthias Steinl,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Kunstkammer Wien

www.khm.at

 

이것도 레오폴드 1세입니다.

레오폴드 1세의 흉상. 저도 오스트리아 역사는 어렸을 때 먼나라 이웃나라 읽으면서 흥미를 가졌던 기억이 나는데요, 워낙 이나라 저나라 정복을 많이 했고 유럽 왕가들이 서로 정략결혼을 여기저기 섞어서 한 복잡한 계보라서 이렇게 봐도 감이 잘 안오더라고요. 다행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친절하게 설명 리플렛을 만들어주셨어요.

 

 

Kaiser Leopold I.

1695, Künstler/in:Paul Strudel,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Kunstkammer Wien

www.khm.at

 

Aquamanile in the Form of a Griffon, 1120/30

너무 귀여운 이 물병은 신부님들이 미사를 집전하기 전 손을 씻으시던 병이래요.

 

 

Aquamanile in the Form of a Griffon

ca. 1120/30,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Kunstkammer Wien

www.khm.at

Mercury in Flight, 1585

그리스 신화의 머큐리, 즉 헤르메스가 되겠군요. 조각이 너무 정교하고 섬세해서 찍어봤어요. 

 

 

Mercury in Flight

ca. 1585, Artist:Giovanni Bologna, gen. Giambologna,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Kunstkammer Wien

www.khm.at

Emperor Charles VI on a Horse with the Personification of the Holy Roman Empire, 1711/12

역시 신성로마제국을 다스리던 카를 6세입니다. 앉아있는 사람은 실제 사람이 아니라 신성로마제국을 인격화한 것이라고 해요. 

 

 

Emperor Charles VI on a Horse with the Personification of the Holy Roman Empire

ca. 1711/12, Artist:Matthias Steinl,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Kunstkammer Wien

www.khm.at

 

합스부르크가의 문장이 천장에 떡 붙어있어요.

합스부르크 왕가는 13세기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배출한 이후 15~20세기 초까지 600여년 간 신성로마제국과 오스트리아 영토를 다스리는 황제로 군림한 가문이며 유럽의 정세에 가장 영향력 있던 명문가 중 하나입니다. - 국립중앙박물관

 

Stele of An-em-her, 217 BC

이건 프톨레미 4세때 만들었데요. 

 

Stele of An-em-her

reign of Ptolemy IV, 217 BC , Presumably from Saqqara 1821,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www.khm.at

 

Stele of Nes-Imen,  600–550 BC

돌판에 새겨진 상형문자도 신기하지만 그 옛날에 만들어진 돌판이 몇천년이 지난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Stele of Nes-imen

1st half of the 26th Dynasty, ca. 600–550 BC, Perhaps from Abydos,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www.khm.at

Dionysos-Bacchus, 2nd century AD

디오니소스로도 알려진 바쿠스입니다. 와인의 신 답게 술병을 들고 있네요. 잘 알려진 박카* 음료도 이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죠.

 

 

Statue: Dionysos-Bacchus

Römisch, Mittlere Kaiserzeit, 2. Jh. n. Chr.,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Antikensammlung

www.khm.at

시저가 아닐까, 생각해요. 구글 렌즈로 검색해도 비슷한 조각상이 너무 많아서 정확한 이름은 못 찾았어요.

 

바닥도 너무너무 예뻐요. 물론 이 작품 안으로 들어가실 수는 없습니다.

그리스 로마 고대관을 지나면 다시 로비입니다.

 

계단 하나도 놓치지 않을거에요.

이제 겨우 1층을 다 본겁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테세우스 상만 보여드리고 오늘은 마무리 할께요. 

Theseus and the Centaur, 1810/1819

켄타우로스를 무찌르는 테세우스가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썼네요. 진지한 미술관이지만 이런 귀여운 모습도 있답니다.

 

 

Theseusgruppe (Theseus besiegt den Kentaur)

ab 1795 (Studien); 1810/1819 (Ausführung), Künstler/in:Antonio Canova,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www.khm.at

조각상과 금속 및 상아, 나무공예품들이 하나같이 정교하고 예술적인 가치도 뛰어나 보였어요. 무엇보다도 박물관의 동선 설계라던가 전시 방식 및 조명이 저희가 가본 미술관 및 박물관들 중 최고 수준이라고 느꼈습니다. 비엔나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부다페스트에서 프라하 가는 길에 비엔나에 들를까 말까 고민을 조금 했었는데요, 고민을 했던 저 자신이 진심으로 부끄럽습니다. 비엔나에 다녀오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합스부르크 왕가와 신성로마제국의 옛 명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비엔나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빈미술사박물관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한국에 계시다면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에도 꼭 가보세요. 다음 번에는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회화 중심의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