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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A랜드] 할리우드 셀럽과 마주칠지도?! 미국에서 제일 비싼 슈퍼마켓 EREWHON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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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A랜드] 할리우드 셀럽과 마주칠지도?! 미국에서 제일 비싼 슈퍼마켓 EREWHON

오들 :) 2023. 10. 7. 14:16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샌프란에서 가깝지만 은근 자주가게 되지는 않는 LA에 다녀왔어요. 오늘은 가장 궁금했던 럭셔리 친환경 슈퍼마켓, EREWHON을 소개해드릴게요. 

EREWHON 한글표기를 어떻게 하는지 찾아봤는데 에레헌, 에레혼, 애류헌 등 다양하게 있네요. Nowhere의 알파벳을 재배열해서 만든, Samuel Butler의 풍자소설 제목이자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공간이라고 해요. 짐작하셨겠지만 EREWHON은 LA지역에만 지점이 있는 곳입니다. 조만간 샌프란에도 들어올 것 같은 느낌이긴 해요. 가격이 어마무시하게 비싸고 건강한 먹거리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셀럽들에게 인기가 많아 유명세를 탄지 꽤 됐죠. 마일리 사이러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킴 카다시안 등 셀럽들이 자주 온다고 합니다.

 

LA에도 지점에 몇군데 있으니 호텔에서 가까운 곳으로 방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샌타모니카 해변에서 가까운 지점에 들러봤어요. 입구에 이렇게 간단히 식사할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요즘 미국은 워낙 택스 및 팁이 후덜덜하니 차라리 여기 들르셔서 스무디 드시는 게 카페 가는 가격과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겠네요.  늦은 오후에 방문했는데도 매장안에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들어가자마자 오른편에 그 유명한 스무디들이 화려하게 진열되어 있답니다. 보틀 디자인도 그렇지만 색상에 맞춰 진열을 신경써서 잘 해놓은 것 같아요. 가격은 10달러에서 19달러 정도까지 다양하게 있는데요,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이게 무진장 비싸다고 느꼈을 텐데 요즘 사실 뭐든 다 비싸져서 의외로 괜찮아보이기도 했네요. 인스타 감성에 맞는, 컬러풀한 디스플레이에요.

 

스무디가 부담스러우시다면 레몬에이드도 있어요. 8달러에서 11달러정도 합니다. LA 걸어다니면서 느낀 점이 딱 봐도 이런 스무디 좋아할만한 차림(?)의 사람들이 많아보였어요. 샌프란은 좀 더 실용적이고 테크워커들이 많은 느낌이라면, LA는 배우나 모델들이 많아서 더 외모에 신경쓰는 분위기랄까요. 

 

사실 저는 EREWHON 처음 보고 이래원? 한국 식당인가? 했는데요, 창업자는 일본계 이민자 Michio 와 Aveline Kushi 부부라고 해요. 마크로비오틱 macrobiotics 계의 권위자라고 하네요. 어딜보나 LA로컬 브랜드 같은데 원래는 보스턴에서 시작해서 LA로 넘어온 가게라고 하네요. 

 

 

자체 브랜드 제품이 굉장히 많아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오가닉 커피도 있습니다. 이거 선물용으로 살까 했는데 라벨을 살펴보니 싱글오리진이 아니라서 그냥 내려놨어요. 제가 커피를 잘 아는건 아닌데 오리진 섞어놓은 커피들은 유통과정상 퀄리티가 좀 별로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아무리 친환경 마켓이라도 꼼꼼하게 체크하고 사는 게 좋죠. 

 

EREWHON 자체 브랜드 외에도 다양하고 비싼 브랜드들이 많아요. 다 20-30달러선인데 이 정도 가격이면 하와이에서 사온 100% 코나커피와 맞먹는 가격이네요. 하와이에 자주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 가서 사오길 참 잘한 것 같아요. 

 

심지어 물도 팔아요. 가격표가 안보였지만 짐작컨데 6달러정도 하지 않을까 싶네요.

 

치아푸딩, 요거트 컵을 비롯해 베이커리 아이템도 많이 있습니다. 비건이나 오가닉이라고 표기되지 않은 제품도 많으니 잘 보고 사세요. 그냥 일반적인 (하지만 아마도 조금 더 고급진 맛의?) 디저트 수준의 당도 및 칼로리일 것 같아서 굳이 사진 않았어요. 비건이나 오가닉이라고 해서 다 칼로리까지 낮은 건 아니니까요. 친환경이라고 brown sugar, cane sugar, muscovado sugar, molasses 및 꿀을 써서 만든 제품들도 많은데 물론 백설탕보다는 낫겠지만 사실 칼로리가 신경쓰이시면 Stevia라던가 monk fruit 등 진짜 당 대체품이 들어간 제품으로 보시는 게 좋아요. 

 

 

고기도 있네요. 오가닉 탑 설로인과 와규 탑 설로인이 16온스에 각각 30달러입니다.  

 


파스타소스는 솔직히 눈이 좀 갔어요. 근데 가격이 적게는 18달러, 많게는 25달러라서 이 정도면 그냥 외식하는게 낫지 않나, 싶은 마음이 들었네요. 

 

이날의 하이라이트입니다. Medicinal bone broth 코너가 있는데요, 쉽게 말하면 사골국 컬렉션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흔하게 먹는 사골국이 여기서 이렇게 다양하게 개발되서 비싼 가격에 팔린다는 게 신기했는데요, 오뚜기나 비비고 등 우리나라 식품회사들이 이 좋은 기회를 잘 잡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홀푸즈나 트레이더조스에 이렇게 사골국물을 입점해도 엄청 잘 나갈 것 같아요. 물론 medicinal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성분을 좀 추가해서 말이죠. 

 

 

갓고운(?) 신선한 소고기 사골국이 32온스에 24달러에 판매되고 있네요. 아마 다이어트 하는 셀럽들이 영양보충을 위해서 찾는 제품이라고 들었던 것 같아요. 최근 몇년 새 기네스 펠트로, 켄달 제너, 셀마 헤이엑 등 유명 연예인들이 이게 건강에 너무너무 좋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아마 (특히 기네스 펠트로) 엄격하게 식단관리 하시는 분들은 이렇게라도 영양보충을 하시는 게 효과가 좋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네요. 베지테리언을 위한 머시룸 버젼도 있습니다. 한식에서는 참 당연한 메뉴를 이렇게 비싸게 포장하니까 또 신기하네요. 

 

 

좀 놀랬던게 raw milk라는게 있었어요. 얼마나 진하고 깊은 맛일지 엄청 눈길이 갔는데요, 8달러면 EREWHON치고는 저렴한 편이기도 하고 궁금하긴 했는데 이날은 저녁먹기 직전이라 아쉽게도 패스했네요. 지금 찾아보니 이런 생우유는 살균과정이 없어서 오히려 위험할수 있다고 하니 안사길 잘한 것 같기도 해요. 예민하신 분들은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코코넛을 좋아하는데요, 이렇게 코코넛 요거트도 많이 팔더라고요. 다른건 다 가격이 비슷했는데 The Coconut Cult라는 곳만 23달러에 팔고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프로바이오틱이 엄청 많이 들어있어서 비싸다는데, 이게 한번에 다 먹으라는 건 아닌 것 같고 개봉 후 3주 정도 냉장보관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그래도 이 가격은 좀 당황스러워요. 

 

 

자체브랜드 영양제까지 있어요. 저는 영양제 거의 다 코스트코에서 사먹지만 요즘엔 이정도 가격대의 비싼 영양제들도 흔히 보여서 이건 딱히 야박해 보이지 않아요. 오메가3, DHA, 피시오일, 글루타치온, 등등 없는 게 없어요. 이런 고급 (오가닉, 플랜트 베이스 등등) 영양제 쇼핑 좋아하시면 여기 말고도 홀푸즈와 Sprouts market를 추천드리고요, 일반적인 영양제는 타겟, 월마트나 월그린스, CVS, Rite Aid만 가셔도 정말 많이 있어요. Safeway같은 슈퍼에 가셔도 영양제는 많습니다. 트레이더조스는 좀 단출하긴 해요. 

 

 

Sea moss gel이라는, 번역이 좀 아리송한 제품도 있습니다. 직역하면 바다이끼 젤인데, 바다이끼를 먹는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죠. 우리몸에 유익한 미네랄이 많다고 하네요. 단돈(!) 40달러에 데려가실 수 있어요. 제가 영양사는 아니지만 한국분들이라면 김, 미역이나 다시마를 자주 드셔서 굳이 이끼까지 먹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미국식 식단에서는 해조류를 섭취할 기회가 거의 없으니까요, 이렇게 기상천외한 방법을 써서라도 먹나보군요. 

 

핸드워시 및 바디워시는 24달러정도 하네요. 홀푸즈만 가도 괜찮은 제품들 비싸봐야 15달러 정도에 살 수 있는데 별로 메리트가 느껴지지는 않아요. 디자인은 무난해요. 에이솝보다는 저렴하지만 여긴 보틀도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이라서 좀 애매합니다. 캔들 및 비누도 팔아요.

 

피자 및 간단한 먹을거리도 인기가 많아요. 샌프란에서 이런 친환경 식단을 많이 접해봐서 저는 많이 궁금하진 않았어요. 대충 상상이 가는 맛이죠. 

 

 

초콜렛은 7달러에요. 오가닉인건 이해하는데 트레이더조스 오가닉 초콜렛은 반값도 안하기 때문에 이것도 가볍게 넘겼어요. 여기는 전체적으로 자체 브랜드 말고는 홀푸즈나 트레이더조스에서도 파는 제품들이 대부분인 느낌입니다. 친환경 브랜드 입장에서도 EREWHON에만 납품해서 살아남을 수는 없겠죠.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한번쯤 구경해 보실 가치는 충분히 있어요. 정말 셀럽을 우연히 만나실 수도(!!) 있고요. 굳이 구매를 하실 필요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느낌상 고오급스럽게 포장한 홀푸즈/트레이더조스 포지셔닝 같군요. 슈퍼마켓 특성상 액체 제품이 많아서 선물용으로 좋은 제품은 좀 한정적이기도 하고요.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제품을 찾으신다면 여기가 딱이긴 하네요.

 

 

유명한 스무디 제품은 한번 드셔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블루보틀 커피보다 살짝 비싼 느낌이니까요, 동선상 들러보실 수 있으면 구경도 하시고 스무디 하나 드시고 가셔도 괜찮죠. 일반 미국 슈퍼보다 매장이 작긴 하지만 관리가 깔끔하게 잘 되어있고 자리도 깨끗해요. 이래저래 미국에서 굉장히 화제가 된 슈퍼이기 때문에 가보길 잘 했다는 생각은 드네요. 즐거운 여행 되시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