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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직딩의 도쿄] 현지인의 햄버거 맛집

오들 :) 2022. 11. 6. 17:09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도쿄에 햄버거를 드시러 오시는 분은 별로 없겠지만 현지인으로서 매일 일식만 먹다보면 가끔은 햄버거도 먹고 싶어지는 법이죠.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도쿄의 햄버거는 꽤 맛있습니다. 일식말고 도쿄에서 맛있게 먹었던 메뉴가 햄버거, 피자, 그리고 파인 다이닝이에요. 다 차차 포스팅해 드리도록 하겠고요, 오늘은 도쿄에서 먹는 햄버거의 매력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ブラッカウズ BLACOWS 블라카우스 (지도)
여기는 쿠로게와규(흑모와규)를 정성껏 마사지해서 햄버거 패티를 만듭니다 (오픈키친이라 마사지 하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조금 가격이 있지만 납득이 충분히 가는 맛이고요, 햄버거를 먹으러 간다, 기보다는 질 좋은 와규를 가볍게(코스요리에 비하면 가벼운 것이죠) 즐기러 가는 느낌이 큽니다. 에비스와 시부야, 다이칸야마 사이에 위치해 있고 가장 가까운 역은 에비스에요.

가볍게 드시려면 샌드위치. 개인적으로는 남기시더라도 버거를 추천드릴게요.

의외로 웨이팅은 별로 없습니다. 장소도 꽤 넓은 편이고요. 달달한 맛을 좋아해서 저는 주로 데리야키 소스 버거를 먹었어요. 패티가 묵직해서 먹고나면 정말 배부릅니다. 집 근처라 자주 가던 곳이고 해외에서 손님이 오면 항상 데려가던 곳이기도 하죠. 미국에서 먹는 햄버거보다 고기의 식감이 부드럽고 빵도 버터의 풍미가 살아있어요. 아, 사진을 보니 다시 가고싶군요, 블라카우스.

フェローズ Fellows 펠로우즈 (지도)
오모테산도 골목에 자리한 인기 햄버거집입니다. 햄버거가 맛있고 자리는 조금 협소하며 오모테산도는 음식 가격이 기본적으로 비싸니까요, 햄버거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미국의 낡은 다이너 느낌으로 인테리어도 해놓았죠. 여러가지 이유로 웨이팅이 항상 어마어마 합니다.

맛있어서 자주 가고 싶었는데, 항상 웨이팅이 많아 눈물을 머금고 몇번 못 가본곳입니다. 오모테산도 주변에서 늦은 점심이나 이른 저녁을 하실 계획이라면, 이 곳에 한번 들러보세요.

ステーキハウス オークドア The Oak Door 더 오크도어 (지도)
롯폰기 힐즈에 있는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맛보는 고오급 버거입니다. 스테이크 하우스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만큼 첫입부터 고기의 질이 좋다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지죠. 그랜드 하얏트 호텔 내에 있습니다. 롯퐁기 힐즈에서 연결통로로 찾아가시면 되요. 가격은 3천엔대로 런치세트로 드실 수 있고, 저녁에는 단품만 그 정도 가격입니다. 햄버거 치고는 비싸지만 그랜드 하얏트 호텔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즐기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햄버거 사랑을 잘 보여주는 행사가 있습니다. 매해 열리는 롯폰기 힐즈 햄버거 고메 버거 그랑프리가 그것인데요, 롯폰기 힐즈의 햄버거 가게들이 경합을 벌이는 것이죠. 식사를 하시면 투표할 수 있는 종이를 줍니다. 버거 그랑프리 한정 메뉴도 출시하고요, 햄버거 가게가 아닌 식당들도 이 때만 특별히 햄버거 메뉴를 선보이기도 해요. 롯폰기 힐즈에 햄버거 가게가 몇개나 되겠어? 싶으시겠지만 네, 꽤 많습니다. 쉐이크쉑도 있고 오크도어 같은 스테이크 하우스도 있고 더 대중적인 햄버거집도 몇 있어요. 미국을 동경하는 일본인들의 심리도 반영이 된 것이겠지만 솔직히 제가 먹어봐도 도쿄의 햄버거가 맛있는 건 사실입니다. 인정해요. 생각해보니 외식비가 비싼 도쿄(특히 롯폰기)에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는 점도 한몫 하겠네요.

런치세트로 먹은 치즈케이크입니다. 이것도 맛있어요.

ヘンリーズバーガー代官山 HENRY'S BURGER Daikanyama 헨리스 버거 (지도)
오늘 소개해드린 햄버거집 중에서 가장 공간이 협소합니다. 햄버거 크기도 가장 작고 가격도 아마 제일 저렴하겠네요. 하지만 정말 맛있습니다. 미국 인앤아웃 버거의 와규버젼 느낌이에요. 양이 적당하고 동네에 있어 여기도 굉장히 자주 갔었어요. 지나가시다 자리가 비어있으면 한번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사실 이 외에도 도쿄에는 햄버거 맛집이 더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미국에 이런 햄버거는 없어요. 물론 미국에서 먹는 햄버거도 맛이 있긴 합니다만 카테고리가 다르지요. 미국은 아예 패스트푸드점에서 대충 만든 버거, 아니면 인앤아웃처럼 작고 깔끔한 버거이거나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묵직하게 만드는 커다란 버거죠. 후자의 경우 식감이 러프하고 고기의 결을 살린 느낌이지만(대부분의 경우 드라이한 패티가 되지요) 도쿄의 버거들은 부드럽고 육즙을 살린 맛이 납니다. 햄버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의 풍미있는 고기를 좋아하신다면 도쿄에서 스시나 라멘만 드시지 말고 한번 도전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