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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도쿄] 도쿄의 미슐랭 3스타는 어떤 맛일까? - 프렌치 파인다이닝의 정석, 조엘 로부숑 레스토랑 본문

도쿄

[고급도쿄] 도쿄의 미슐랭 3스타는 어떤 맛일까? - 프렌치 파인다이닝의 정석, 조엘 로부숑 레스토랑

오들 :) 2023. 1. 28. 15:23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도쿄 포스팅이네요. 도쿄에 오래 살긴 했지만 좀 옛날 사진들이라 감히 리뷰하기가 민망한 감이 없잖아 있는데요, 오늘 보여드리는 이 곳은 정말 잊지못할 맛과 경험을 안겨준 곳이라 자신있게 소개드릴게요. 바로 도쿄 에비스에 있는 프렌치 파인다이닝 조엘 로부숑 레스토랑(ガストロノミー “ジョエル・ロブション”, 지도)입니다.

 

가스트로노미 죠엘로부숑 · 일본 〒153-0062 Tokyo, Meguro City, Mita, 1 Chome−13−1 恵比寿ガーデンプレ

★★★★★ · 프랑스 음식점

www.google.com

 

우아한 테이블 세팅이 반겨줍니다.


저희는 무려 5년 전인 2018년에 방문했고 그때도 미슐랭 3스타였어요. 고 로부숑 셰프님이 떠나신 지금도 여전히 3스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미슐랭 스타를 받아도 개인 취향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요, 꾸준히 인정받는 업장은 조금 더 도전할 용기가 생기죠. 특히 조엘 로부숑 레스토랑처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현지인들에게도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이건 아뮤즈 부쉬에요. 갓구워서 따뜻하고 바삭바삭 맛났습니다.


조엘 로부숑은 프랑스 파리를 비롯, 미국 라스베가스 등 전세계 각지에 레스토랑이 있는데요, 유난히 일본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지 에비스 메인 레스토랑을 비롯, 롯퐁기, 니혼바시, 마루노우치, 시부야, 신주쿠 등 도쿄 곳곳에 라 타블르 드 조엘 로부숑과 라뜰리에 드 조엘 로부숑, 베이커리 브랜드 라 부티크 드 조엘 로부숑까지 다양한 계열의 업장이 있어요.

 

어마어마한 브레드 카트입니다. 베이커리 디스플레이인줄 알았어요.


런치메뉴로 라 타블르 드 조엘 로부숑도 한번 가 본적이 있는데요, 확실히 레스토랑보다는 경쾌하고 모던한 분위기에서 수준 높은 요리가 나와요. 레스토랑의 세시간 넘는 저녁 코스요리보다 가짓수는 적어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훌륭한 식사였습니다. 여행 중 식사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라 타블르 드 조엘 로부숑을 추천드릴게요.


베이커리 브랜드 라 부티크 드 조엘 로부숑도 상당히 맛있습니다. 빵도 맛있지만 특히 케이크류 시도해 보시면 좋아요. 베이커리를 따로 낼만큼 자신있는 분야여서인지 레스토랑에 앉아서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브레드 카트가 등장했는데요, 제가 다녀본 파인다이닝 업장 중에서 가장 다양한 빵을 제공하는 곳이었어요. 빵 향기도 장난이 아니고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빵을 한곳에 모아주니 보기만해도 흐뭇해지더라고요.


이날 맛본 메뉴는 메뉴 데구스타시옹(Menu Degustation)이었고 이 메뉴는 현재 48,000엔이군요.

 

ガストロノミー “ジョエル・ロブション” | SHOP LIST|店舗一覧 | Joel Robuchon ジョエル・ロブシ

ジョエル・ロブション氏が築き上げたモダンフレンチの集大成シャトーレストラン ジョエル・ロブション

www.robuchon.jp

 


이날 와인은 따로 주문하지 않았고요, 열심히 식사만 하고 왔어요. 이 브레드 카트에서 원하는 빵을 다 고르게 해줍니다. 하나하나 다 특별하고 맛있었고요, 더 먹어보고 싶었지만 본 메뉴에 집중하기 위해 열심히 참았네요.


아뮤즈 부쉬와 식전빵 이후에 가장 먼저 등장한 근사한 캐비어 요리입니다. 이건 아마 조엘 로부숑의 시그니처라는 것 같아요.

 


참고로 거의 모든 메뉴가 한 테이블 동일 메뉴로 주문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메뉴 데구스타시옹을 드실거면 동석하신 모든 분이 같은 메뉴를 주문하셔야 해요.

 


딱히 추가금을 내지 않아도 넉넉하게 트러플을 얹어 주셨어요. 요리 하나하나가 다 맛있었습니다. 프렌치 파인다이닝답게 형형색색의 다양한 소스가 정말 많이 등장했고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식감이 강조된 요리가 많았어요.


파인다이닝에 가면 지나치게 신기한 요리, 새로운 요리를 내는 것에 집중해 버린 나머지 정작 퍼포먼스나 프레젠테이션에 비해 맛은 좀 기대에 못 미치는 곳들도 더러 있는데요, 조엘 로부숑은 가장 최상의 맛을 선사하는 것에 가장 집중한 인상을 주었답니다.

 


서비스도 훌륭했어요. 너무 딱딱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오롯이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편안한 서빙을 해줍니다.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 부족함이 느껴지는 부분도 없어서 참 좋았습니다.

 


음식사진에 집중하느라 업장 분위기를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운데요, 외관은 디즈니 로고에 등장하는 고풍스러운 유럽의 성처럼 생겼어요. 그래서 샤토 레스토랑이라고도 부릅니다. 일본 사람들은 유럽에 대한 로망이 엄청나죠. 그걸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이렇게 디자인한 것 같아요. 에비스 가든플레이스 가장 안쪽에 있는데요, 에비스 역에서 무빙워크 타고 가면 넉넉잡아 이십분 정도 걸려요.

 


들어가시면 리셉션이 있어서 코트체크도 가능합니다. 1층은 전체적으로 아이보리톤의 대리석이었고 커다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안내 받았어요. 다이닝 룸 내부는 어마어마한 샹들리에를 메인으로 역시 유럽식으로 꾸며져 있고요. 벽에 작은 크리스탈들이 화려하게 박혀 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화려하고 전통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모던하고 감각적인 느낌 좋아하시면 라 타블르 드 조엘 로부숑을 추천드릴게요.

 


딱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내부 공간이 지나치게 어두웠다는 점이에요. 이건 피에르 가르니에 도쿄에서도 느꼈는데, 사진 찍기가 좀 애매했어요. 인물사진도 잘 안나와요. 굉장히 고급스럽고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의도된 부분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레스토랑이 어두워서 옆 테이블에 누가 앉아 있는지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거든요.


사진은 1층 리셉션 근처나 바깥 성채 앞에서 찍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에비스 가든플레이스도 사진찍기 괜찮은 곳이 꽤 있어요.


다시 음식 얘기로 돌아가서, 프렌치 파인다이닝답게 퓨레와 젤리, 폼과 무스를 적재적소에 자유자재로 써주셔서 코스마다 맛보는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식기도 하나하나 신경써서 고른 것이 느껴졌고 전체적으로 코스의 흐름이 자연스러운 것이 셰프님의 관록이 절로 느껴졌어요.


코스 초반부터 워낙 잘 먹어서 배는 불렀지만 너무 맛있어서 계속해서 다음 코스가 기대되는 곳입니다.


너무 느끼하거나 너무 드라이하거나 너무 짜거나 달거나 이런 아쉬움이 하나도 없는, 말 그대로 딱 좋은 식사였습니다. 너무 배부른 것 하나만 빼면 말이죠. 이 다음날 점심 때까지 배가 안고팠어요.


가격을 생각하면 후덜덜하지만 제가 가본 파인다이닝 중 개인적으로 탑3로 꼽는 만족스러운 곳입니다. 이날 서빙된 요리만 해도 무려 열여덟가지 (빵 및 아뮤즈 부쉬 제외) 코스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단순 나눗셈으로 해도 요리당 2-3천엔인 셈인데요, 이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괜찮은 가격 같아요.


저희는 주말 저녁에 갔다 왔는데요, 예약은 한달 정도 전에 했어요. 지금은 상황이 좀 다를 수도 있으니 여행 계획하시기 전에 미리 확인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디저트도 너무 예쁘고 맛있었어요. 이 빨간 꽃 모양의 디저트는 상당히 일본스러운 느낌이네요. 겉모습만 그렇지 사실은 프렌치 무스케이크입니다.


이날 참 많이도 먹었습니다. 다시 간다면 점심을 굶고 가야 할것 같아요. 텅텅 빈속으로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디저트도 여러 코스에 걸쳐 서빙되는데요, 거의 마지막 코스 즈음 디저트 트레이에서 마음껏 디저트를 고를 수 있어요. 사실 이 정도까지 먹으면 너무 배불러서 많이 고르지도 못했지만 기분이 좋으니까요. 정말정말 마지막으로 보석같이 앙증맞은 르쁘띠푸와 티까지 서빙되면 이제 정말 끝입니다.


전체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저녁이었고요, 좀더 가볍게 조엘 로부숑을 경험해 보고 싶으시다면 런치메뉴나 같은 로부숑 계열의 라 타블르 드 조엘 로부숑, 라뜰리에 드 조엘 로부숑이나 베이커리 브랜드 라 부티크 드 조엘 로부숑에 들러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