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요즘미국] 흑역사 갱신! 진저브레드 하우스, 만만하지 않아요.

오들 :) 2022. 12. 20. 12:12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오늘은 큰웃음 드리려고 짧은 포스팅 하나 할게요. 지난번 미국 슈퍼 크리스마스 포스팅에서 잠깐 보여드린 트레이더 조스의 진저브레드 하우스 키트를 기억하시나요?

 

[요즘미국] 크리스마스 장식 구경하고 가세요 2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지난번에 이어 미국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소개해 드릴게요. 오늘은 트레이더조스와 코스트코, 메이씨즈 그리고 제이씨페니 백화점을 보여드릴 거에요. 미국까지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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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가격이 7.99달러 였는데요, 귀엽긴 하지만 굳이 사오진 않았거든요. 우연찮게 회사 동료가 팀 이벤트하고 남았다면서 제 책상에 하나 던져주고 갔습니다. 간단히 리뷰 및 방법 설명해드릴게요. 참고로 저는 망했습니다.  

 

 

삼각형 모양의 귀여운 상자를 열면 이렇게 미리 구워진 집 모양의 진저브레드 쿠키와 받침으로 쓸 기름종이, 아이싱을 만들 설탕(일반 설탕보다 엄청 고운 특수 설탕이에요)과 파이핑용 삼각 비닐 및 장식으로 쓸 젤리와 초콜렛, 스프링클 등이 꼼꼼하게 들어 있어요. 

 

 

독일에서 만들어 수입해 왔다고 하네요. 진짜 독일식 집 디자인이라고 열심히 써놨습니다. 대체 왜? 라는 생각은 했는데 지금 찾아보니 진저브레드 하우스는 16세기 독일에서 시작된 전통이라고 하네요. 어쨋든 식품이니까 칼로리 및 재료 정보가 적혀 있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오른쪽에 적힌 조립 방법입니다. 저희는 아이싱 만드는 단계에서 이미 망했어요.

 

 

키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계란 하나의 흰자와 아이싱 슈거, 그리고 식초나 레몬즙을 몇방을 섞어서 만들라고 적혀 있는데요, 여기 방법과 따로 설탕 상자에도 아이싱 슈거 제조법이 나와 있습니다. 설탕 상자에는 125그램 설탕과 계란 흰자를 섞으라고 나와있고, 트레이더 조스 키트 상자에는 그램 수는 언급하지 않은 채 설탕과 흰자를 섞으라고만 해서 남편과 머리를 맞대고 1초 고민 후 설탕 상자에 나온대로 125그램만 사용했는데요(설탕은 250그램짜리가 들어 있어요), 이 순간이 매우 후회됩니다. 아이싱이 너무 묽게 나왔거든요. 다 만들고 생각해보니 설탕 상자에 설명된 아이싱은 사실 진저브레드 하우스용 아이싱이 아니고 일반 쿠키 장식용(굳이 과자로 벽을 세우지 않아도 되는) 아이싱이었던 것 같아요. 이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군요. 

 

 

제대로 망한 아이싱입니다. 결과는 곧 보여드리겠습니다. 하다하다 너무 묽어서 중간에 설탕을 다시 좀 더 넣었더니 그제서야 제대로 된 뻑뻑한 아이싱이 나왔어요. 혹시 이 키트 사서 하시는 분들은 꼭 삼각형 키트 상자의 아이싱 제조방법을 참고하세요. 설탕 상자의 아이싱 제조방법은 가볍게 무시하시면 됩니다. 

 

 

진저브레드 과자를 펼쳐 놓은 모습입니다. 8달러 주고 이 정도면 납득이 가는 구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저 과자를 모양에 맞춰서, 조립이 가능하게끔 제대로 굽는 것 자체에 엄청난 기술이 요구될테니까요. 저는 지난주에 이미 진저브레드 쿠키를 한번 구워놔서 굳이 먹지는 않았고요, 매년 트레이더 조스의 키트를 사서 아이와 진저브레드 하우스를 만드는 지인의 말로는 맛있다고 합니다. 

 

 

지붕 위로 주르륵 흐르는 아이싱이 보이시죠.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작은 진저브레드 하우스여서 무너지진 않았어요. 이렇게 일단 세워놓고 30분 정도 굳기를 기다렸다가 장식하시면 됩니다. 저 삼각형 키트 상자에 나온 진저브레드 하우스처럼 벽을 예쁘게 장식하고 싶으시면 아예 조립하시기 전에 먼저 지붕과 벽에 장식을 하시고 조립하시면 될 것 같아요. 조립 자체는 의외로 쉬운데 세워놓고 장식을 하려니 생각보다 많이 힘들더라고요. 

 

 

이 삼각형 종이상자는 상자 모양 유지용인지 아님 과자 파손 방지용인지 싶어서 버리려다가 우연히 그 안에서 발견한 귀여운 설탕 인형들입니다. 심지어 강아지도 있어요! 

 

 

정말 여러 각도에서 많은 사진을 찍어봐도 이게 제일 낫군요. 부디 자세히 보지 마시고 대충 넘겨주세요. 그나마 설탕 인형들이 웃고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다음이 있다면 그땐 아예 아이싱을 사서 하던가 그냥 만들지 말고 쿠키를 먹어버릴 것 같습니다. 삐뚤빼뚤 다 쓰러져 가는 집을 만들어 줘서 귀여운 설탕 인형들에게 참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서 4-5달러에 팔아요.

 

참고로 미국인들은 이 진저브레드 하우스 만들기를 크리스마스 시즌에 참 많이 합니다. 아이가 있는 가정들은 무조건 하고, 학교나 심지어 회사에서 어른들도 재미로 만들기 대회도 해요. 만들어서 굳이 먹지는 않고요, 장식용으로 1-2주 정도 두고 폐기합니다. 워낙에 만드는 목적이 재미와 장식용이기도 하고 진저브레드 쿠키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흔하게 접할 수 있기도 하니까요. 1-2주 장식해 놓으면 좀 눅눅해져서 먹기도 좀 그래요. 연말에 미국여행 오시면 특별한 기념품으로 하나 사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만 부서질 염려가 있으니 기내 캐리어에 넣어 가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아이싱은 따로 사셔서 부치는 짐에 넣어가시구요. 참고로 크리스마스 지나면 바로 세일 들어갑니다.

행복한 연말연시 보내시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