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낭만유럽] 빈미술사박물관 2 - 합스부르크 600년 특별전 예습하고 가세요

오들 :) 2022. 11. 12. 12:31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약속드린데로 빈미술사박물관 두번째이자 마지막 포스팅이에요. 오늘은 기대하시는 회화 중심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올려다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여긴 건물 자체가 작품이에요. 계단을 올라가면서 사진 엄청 찍었답니다. 

 

The Art of Painting, Vermeer

처음부터 쟁쟁한 화가들이 수두룩하네요.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베르메르의 작품 '작업실의 화가'에요. 우리에게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화풍이 정말 느낌있죠. 몇백년이 지나도 아름다워 보이는 그림을 그렸다는 게 정말 놀랍다고 느낀 작품이에요.

 

 

The Art of Painting

about 1666/68, Artist:Johannes Vermeer van Delft,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www.khm.at

 

 

Self-Portrait, Rembrandt

무려 렘브란트의 '자화상'입니다. 역시 네덜란드 출신이죠.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이분의 '야경꾼'을 실제로 본 적이 있어요. 어마어마하게 커서 왜 그 그림이 유명한지 이해가 가더라고요. 이건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Large Self-Portrait

1652, Artist:Rembrandt Harmensz van Rijn,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www.khm.at

 

Tower of Babel, Brueghel

 

브뤼겔의 대표작이자 빈미술사박물관에서도 간판스타인 '바벨탑'입니다. 어렸을 때 미술 교과서에서 이 그림을 봤을 때는 왜 명작인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그러잖아도 작은 교과서 페이지에 이 작품의 위대함을 다 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세밀한 그림은 "실제 크기로 봐야 감동이 밀려온다" 라고 말씀을 좀 해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싶기도 하네요. 기울어진 각도의 탑이 그림의 구도를 더 흥미있게 하는 것 같아요. 세밀하게 그린 것도 대단하지만 그림 자체가 주는 해학적인 분위기가 일품인 작품입니다. 

 

 

The Tower of Babel

1563, Artist:Pieter Bruegel d. Ä.,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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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sant Wedding'을 보고 그리시는 화가님

 

그림을 보다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을 하길래 보니, 어느 화가분이 실제로 그림을 그리고 계셨어요. 이런 모습은 처음 뵈서 너무너무 신기했습니다. 원작과 완전 똑같게 그리시더군요. 작품은 브뤼겔의 '농부의 결혼식' 입니다. 렘브란트와 브뤼겔이 옛날에 어떤 모습으로 작업을 했을까, 상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름 모를 화가님, 감사합니다. 

 

 

Peasant Wedding around

1568, Artist:Pieter Bruegel d. Ä.,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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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turn of the Herd, Bruegel

역시 브뤼겔의 '소떼들의 귀환' 이라는 작품입니다. 농민화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정겨운 분위기가 좋네요. 소들이 너무 귀여워서 소 얼굴 위주로 찍어봤습니다. 소 눈이 너무 영롱하지 않나요. 빈미술사박물관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점이 바로 브뤼겔의 작품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실제 크기로 실물을 보면 감동이 몇배가 넘습니다. 이렇게 세밀한 그림은 온라인으로 봐서는 더더욱 그 느낌이 잘 전해지지 않는 것 같아요. 

 

 

The Return of the Herd (Autumn)

1565, Artist:Pieter Bruegel d. Ä.,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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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ght Between Carnival and Lent, Bruegel

 

이어서 브뤼겔의 '카니발과 사순절의 전투'라는 작품입니다. 언뜻 월리를 찾아라가 연상되기도 하고 김홍도님의 풍속화가 떠오르기도 하는 모습이에요. 다양한 인간군상을 한번에 잡아낸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인간미 넘칩니다. 문득 왜 이렇게 오스트리아에 벨기에 출신 브뤼겔의 작품이 많나, 싶어 찾아봤더니 역시나 벨기에도 옛날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았었나 보군요. 우리네 정서와도 잘 어울리는 브뤼겔의 작품들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에 와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을 것 같네요.

 

 

The Fight between Carnival and Lent

1559, Artist:Pieter Bruegel d. Ä.,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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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n's Games, Bruegel

 

아쉽게도 오늘 보여드리는 브뤼겔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어린이들의 놀이' 라는 그림인데요, 신기하게 우리 민속놀이 굴렁쇠처럼 보이는 놀이도 있네요.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 옛날 아이들이 놀던 방식은 비슷했나 봅니다. 아이들이 신나고 자유롭게 노는 풍경을 소소하지만 재미지게 표현한 작품이네요. 이런 그림은 잠깐 보고 지나갈 수가 없지요. 한참을 구석구석 뜯어보고 감상하는 맛이 나요. 

 

 

Children’s Games

1560, Artist:Pieter Bruegel d. Ä.,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www.khm.at

 

이 놀이 하나하나의 자세한 이름들은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Children's Games (Bruegel) - Wikipedia

Painting by Pieter Bruegel the Elder Children's Games is an oil-on-panel by Flemish Renaissance artist Pieter Bruegel the Elder, painted in 1560. It is currently held and exhibited at the Kunsthistorisches Museum in Vienna. Description[edit] This painting,

en.wikipedia.org

 

 

역시 계단의 모습입니다. 여느 궁전 못지않게 웅장하고 화려해요. 벽화의 수준이 높아서 좀 놀랬어요.

 

Madonna of the Rosary, Caravaggio

 

편이 애정하는 카라바조의 그림, '로사리오의 성모'입니다. 성모의 표정이 조금 시큰둥한 게 재미있군요. 성화를 이상적으로만 그리던 화풍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면모를 한스푼 더한 카라바조 답네요. 제가 좋아하는 벨라스케스와 남편이 좋아하는 카라바조를 동시에 소장하고 있다니, 여기 안 갔으면 큰일날 뻔했어요.

 

 

Madonna of the Rosary

around 1603, Artist:Michelangelo Merisi, gen. Caravaggio,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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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rowning With Thorns, Caravaggio

 

역시 카라바조의 작품, '가시면류관'입니다. 고통당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군요. 한편, 왼쪽 끝 병사의 모습이 카라바조와 동시대의 복식을 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단순히 머나먼 옛이야기가 아닌, 조금 더 와닿는 현실적인 감동을 주려고 이렇게 표현헸나, 싶어요. 오늘날 카라바조가 이 그림을 그렸다면, 이 사람은 이탈리아의 초록색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있었을까요?

 

 

Crowning of Thorns

around 1603, Artist:Michelangelo Merisi, gen. Caravaggio,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www.khm.at

 

 

이 그림들은 무려 클림트의 작품이래요. 아예 여기는 이름이 클림트 계단(Stairway to Klimt)라고 하네요.

 

자, 이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만나볼 시간입니다. 두근두근 하네요.

 

Infanta Margarita Teresa, Velazquez 1660

 

전 포스팅에서도 보여드렸던 대표작, '분홍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입니다. 저는 이 그림 하나를 위해 빈미술사박물관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테레사 공주의 표정이 앙증맞고 귀여워 한참을 감상하다 왔어요. 스페인의 공주답게 붉은 리본과 레이스 손수건이 인상적이에요. 이 그림의 두번째 버전은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이 소장중이래요. 도쿄에 있을 때 프라도 미술관전에 갔었는데, 그때 이 두번째 버전을 본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프라도 미술관도 언젠가 꼭 가보고 싶네요.

 

 

Infanta Margarita (1651–1673)

after April 1661, Artist:Juan Bautista Martinez del Mazo,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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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garet Theresa, Infanta of Spain - The Collection - Museo Nacional del Prado

Margarita of Austria (1651-1673) was the daughter of Philip IV and Mariana of Austria. When Mazo painted her she was betrothed to the Emperor Leopold of Austria, whom she married in 1666. In this portrait Mazo`s treatment of the composition and colour reve

www.museodelprado.es

 

 

Infanta Margarita Teresa in a White and Silver Dress, Velazquez

 

이어서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입니다. 아까보다 더 어릴 때의 모습이었나봐요. 새초롬하고 동그란 눈이 귀엽습니다. 스페인의 공주님 초상화가 왜 비엔나에 와있나, 했더니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레오폴드 1세와 혼인했데요. 이 그림은 이번에 한국 전시에 갔다러고요. 포스터에 나온 그림도 이 그림입니다.

 

 

Infanta Margarita in a white Dress

about 1656, Artist:Diego Rodríguez de Silva y Velázquez,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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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 of the Infanta Margarita, Velazquez 1659

마지막으로 '푸른 드레스를 입은 마르가리타 공주'입니다. 첫번째 작품과 두번째 작품의 중간정도 되는 나이가 아니었을까요. 

 

 

Infanta Margarita in a blue Dress

1659, Artist:Diego Rodríguez de Silva y Velázquez,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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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벽화입니다. 이탈리아 성당의 천장 벽화보다 조금 덜 화려하지만 어딘가 기품이 있는 모습이에요.

 

Fortune, Italian School 1580

작가를 알 수 없는 그림 같아요. 구글 렌즈로 검색해서 이름은 겨우 찾았는데, 다른 정보는 나오지 않네요. 아시는 분 부디 댓글 부탁드려요.

 

 

Saint Margaret and the Dragon, Raphael

'성 마가렛과 용'이라는, 무려 라파엘로의 작품입니다. 용이 좀 무서웠지만 라파엘로 작품은 못참지요.

 

 

St. Margaret

around 1518, Artist:Raffaello Santi gen. Raffael,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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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piter and Io, Correggio

코레조의 '유피테르와 이오'라는 작품입니다.

 

 

Jupiter und Io

um 1530, Artist:Antonio Allegri, gen. Correggio,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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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ymede Abducted by the Eagle, Correggio

 

이어서 코레조의 작품, '독수리에게 유괴된 가니메데스'라는군요. 가니메데스는 누군지 모르지만 올려다보는 개가 귀여워요. 그리스 신화 이야기인가봐요.

 

 

Entführung des Ganymed

um 1530, Artist:Antonio Allegri, gen. Correggio,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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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Arcimboldo

 

주세페 아르심볼도의 '여름'입니다. 어디서 한번쯤 본 기억이 나시죠. 좀 징그럽지만 발상이 신기하긴 하네요. 연작 중 하나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전시되어 있어요.

 

 

Summer

1563, Artist:Giuseppe Arcimboldo,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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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hree Philosophers, Giorgione

 

조르조네의 '세 철학자'입니다. 어찌보면 조금 베르메르의 영향을 받은 느낌도 나네요. 대놓고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하고 섬세한 여운을 남깁니다. 젊은 철학자 한명, 중년의 철학자 한명과 노년의 철학자 한명을 그렸다고 해요.

 

 

“The Three Philosophers”

around 1508/09, Artist:Giorgio da Castelfranco, gen. Giorgione,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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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서 내려다본 '켄타우로스를 무찌르는 테세우스'에요.

 

The Archduke Leopold Wilhelm in his Painting Gallery in Brussels, Teniers 1650

문득 이것도 브뤼겔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아니군요. 테니르스의 '브뤼셀의 회화 갤러리에서 레오폴드 빌헬름 대공'이랍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이렇게 정교하고 세밀한 묘사를 좋아하나봐요. 유럽 내에서도 나라에 따라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국민들의 취향이 반영된 것 같아요. 동일 작가의 이 그림보다 더 큰 작품이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있데요. 브뤼겔의 작품들처럼 이렇게 세밀한 그림들은 크게 봐야 더더욱 좋은 것 같네요. 이 그림은 이번에 한국에 간 것 같아요. 특별전에 가게 되시면 꼭 한번 찾아보세요.

 

 

Archduke Leopold Wilhelm in His Gallery at Brussels

around 1651, Artist:David Teniers d. J.,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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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chduke Leopold Wilhelm in his Painting Gallery in Brussels - Wikipedia

Painting by David Teniers the Younger The Archduke Leopold Wilhelm in his Painting Gallery in Brussels is a 1651 painting of Archduke Leopold Wilhelm's Italian art collection by the Flemish Baroque painter David Teniers the Younger, now held in the Prado i

en.wikipedia.org

 

 

Ecce Homo, Titian

 

'에체 호모(보라, 이 사람이로다)' 라는 그림입니다. 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 베첼리오 작품이래요. 예수님이 잡혀가시는 모습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어요. 개를 보는 행인, 아이를 보호하는 엄마,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네요. 

 

 

Ecce Homo

1543, Artist:Tiziano Vecellio, gen. Tizian,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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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클림트의 작품입니다. 전시실이 아닌 기둥 옆에서 클림트를 만나다니요. 이런 호사가 어디있을까요.

 

회화 전시실까지 다 둘러보고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박물관 내부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사진에 담아왔어요. 전시도 아름답고 건물도 빈틈없이 장식된 정말 멋진 미술사박물관입니다. 비엔나에 가시게 되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은, 훌륭한 전시였습니다. 저희는 약 세시간 정도 보고 왔고요, 천천히 보시는 분들은 네시간 이상도 쓰신다고 해요. 시간이 조금 부족하시다면 두시간 정도 안에 주요 작품만 보셔도 좋으니 꼭 한번 들러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물론 루브르나 우피치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전시가 매우 알차고 오스트리아 문화에서 높게 쳐주는 예술작품이 어떤 느낌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들의 현재 국적을 보면 옛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향력이 얼마나 많은 나라들을 장악했었는지도 쉽게 알 수 있고요. 무엇보다 건물이 정말 화려하고 정성스럽게 꾸며져 있습니다. 물론 사진 찍기에도 좋아요. 

 

 

 

제가 모든 작품을 다 사진으로 담아오진 않았지만 이 중 얼마나 많은 작품들이 이번에 한국에 왔는지 궁금해지네요. 합스부르크 600년 특별전에 다녀오신 분들 포스팅을 몇개 봤는데, 아무래도 브뤼겔 등 빈미술사박물관의 간판 대표작들은 현지에 남아있고, 오스트리아와의 수교 130주년 기념전인만큼 오스트리아 역사와 왕실 및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우려는 작품들 위주로 가져가신 것 같아요.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신다면 빈미술사박물관 현지의 전시와 비교하면서 보시는 것도 재미있으실 것 같아 준비해 본 포스팅이었습니다. 

 

이제 정말 가야할 시간. 잘 있어요, 테세우스.

 

비엔나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합스부르크 600년전을 보시고 비엔나 여행과 빈미술사박물관 방문에 동기부여가 되신다면 더더욱 좋고요. 박물관을 나오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건물이 빈자연사박물관이에요. 빈미술사박물관과 쌍둥이 건물이랍니다. 마리아 테레지아의 동상을 사이에 두고 거울을 보는 것처럼 똑같이 서 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