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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2024년 봄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 현지상황

오들 :) 2024. 5. 3. 08:37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살면서도 정작 케이블카는 잘 안타게 되는데요, 이번에 참 오랜만에 타고 와서 신기했던 점 및 예상치 못해서 당황했던 점 간단히 공유드려요.

저뿐 아니라 샌프란 로컬들은 사실 케이블카를 잘 타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인데요, 한번 탈때마다 무려 8달러라는 어마무시한 돈을 내야하기 때문에 출퇴근이나 정기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에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죠. 일반 뮤니 muni 버스 및 트램은 편도 3달러 정도니까요.


뮤니 앱에서 확인 가능한 케이블카 탑승권 및 뮤니 데이패스 가격입니다. 케이블카 없이 뮤니만 데이패스를 해도 5달러면 되는데 케이블카 한번에 8달러는 좀 많이 비싼 것 같아요. 이렇게 비싸게 받아도 사람이 몰리니까 굳이 가격을 내리지는 않나 보내요. 저는 13달러 내고 뮤니 데이패스+ 케이블카 티켓으로 샀어요.

케이블카 정류장마다 티켓 발매가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앱으로 티켓 구매를 추천드려요. 우리나라처럼 휴대폰 인증 필요 없어서 누구든 사용 가능하답니다. 물론 파월 Powell 같은 메이저 정류장이나 일반 뮤니 역에 들어가시면 자동 발매기에서 종이티켓 구매도 가능하세요.  



구글맵에서 Powell St & Market St 혹은 Cable Car Turnaround Powell St. 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여기가 종점 및 시작점이에요. 일단 여기 오시면 기다리는 줄에 한번 놀라고 느릿느릿한 케이블카 직원들에 두번 놀라요. 저희는 주말 오후 두시쯤 가서 약 한시간 정도 기다렸습니다. 솔직히 이 고생을 하면서 또 타고 싶지는 않네요. 리뷰를 보니 한시간 정도면 짧은 편이고 성수기에는 두세시간 넘게 기다려서 타는 게 기본이라고 합니다.


줄이 길지 않아도 케이블카가 작아서 한대에 탈 수 있는 인원수가 많지 않더라고요. Hyde St & Beach St 가 종점인 노선 (PH)이 있고 Taylor St & Bay St 가 종점인 노선 (PM)이 있는데요 PH가 기랄델리 스퀘어 근처에서 내려주고 노선 자체가 조금 더 예쁜 풍경이라고 해서 일부러 기다려서 탔어요. Lombard St 도 가는 길에 있었고 베이브리지가 보이는 포토제닉한 풍경도 있었지만 케이블카 내에서 사진을 찍기는 조금 애매하고요 사진이 목적이라면 시간 여유를 두고 내려서 찍으시고 다음 케이블카를 타시는게 좋습니다.

왕복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싶었지만 오는길에는 도저히 한시간을 또 기다릴 용기가 안나서 근처 뮤니 버스를 타고 이동했네요. 뮤니패스가 어차피 필요한 동선이었기도 했고 이렇게 비상시(!)에 편하게 돌아다닌 건 장점이에요.

여담이지만 케이블카 직원들이 하나같이 심각하게 불친절해서 좀 놀랐는데요, 나중에 레딧을 뒤져보니 이게 역사적으로 다들 불친절하다고 합니다. 현지인 피셜 케이블카 직원들은 스스로 샌프란시스코의 셀럽이라고 생각하신다고 해요. 혹시 저처럼 샌프란에서 불친절한 케이블카 직원들을 만나신다면 너무 당황하시지 마세요. 인종차별도 아니고 (심지어 저는 아시아계 직원에게 당했어요) 이건 그냥 다들 그런 분들이라고 합니다.

한번쯤은 타볼만 하지만 꼭 기다리는 시간을 염두에 두시고 여유있게 동선 짜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종점이 아니어도 중간에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는데요, 케이블카는 항상 만차로 출발하고 다 거의 끝까지 가는 관광객들이기 때문에 중간에 승차를 하시면 앉으실수는 없고 바깥 손잡이를 잡고 서서 타셔야 합니다. 솔직히 많이 위험해 보여서 추천드리지는 않아요. 내부가 좁은 편이라서 짐도 많이 들고 타시면 이래저래 힘드실 거에요. 쇼핑 직후에는 다른 교통수단을 권해드려요.

저희는 Nob hill 근처에서 다행히 시간이 맞아 Powell 행 케이블카를 한번 더 탈 수 있었는데요, 당연히 좌석은 만석이었지만 안쪽에서 서서갈 수 있는 공간이 조금 남아 있어서 안전하게 타고 내려왔어요. 저녁 시간대라서 낮보다는 덜 붐비는 것 같아요.  

이건 피어39에서 탄 한시간짜리 Blue & Gold Fleet의 페리라이드에요. 가격은 30-40달러선이고 주말에 예약없이 갔는데도 거의 매시간 페리가 있어서 편하기 잘 구경하고 왔네요. 바닷바람이 쌀쌀하고 세니까요 여성분들은 머리 묶고 타시는게 편하실거에요. 옷도 따뜻하게 입고 가세요. 금문교를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고 샌프란시스코 도시 풍경도 바다에서 시원하게 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아무런 생각없이 타러갔다가 많은 것을 배우고 온 케이블카 후기였어요. 샌프란시스코는 이벤트나 시위, 특히 여름에는 다양한 스포츠 경기 등 교통정체에 영향을 주는 일이 빈번하게 생기는 곳이에요. 저도 이날 생각보다 여기저기서 대기가 길어져서 급하게 동선을 수정했는데요, 케이블카를 타신다면 여유있게 계획 세우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